안녕하세요. 암재활운동 전문가 이재상입니다.
최근에는 과거에 비해 암환자분들이 운동의 중요성을 훨씬 많이 알고 계십니다.
예전에는 암 진단을 받으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 “몸을 아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요즘은 암 치료 중이거나 치료 후 회복 과정에서도 운동이 중요하다는 사실이 많이 알려져서 그런지
암 치료 전/치료 중/치료 후에도 열심히 운동을 하시는 암환우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운동은 암환자의 체력 회복, 근육 유지, 피로 감소, 부작용 완화, 삶의 질 개선 뿐만 아니라
최근에 운동 종양학 연구들은 적절한 운동이 암 생존자의 재발 위험과 생존율 개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 암환자분들과 수업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운동을 많이 하면 암 재발 예방에 더 좋지 않을까요?”
“힘들어도 참고 열심히 해야 효과가 있는 것 아닌가요?”
“땀이 많이 나고 숨이 찰수록 좋은 운동 아닌가요?”
운동이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럼 정말 이토록 좋은 운동이라면 많이 할수록 더 좋은 것 아닐까요?
강하게 할수록 더 큰 효과가 있는게 아닐까요?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암환자 운동은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내 몸이 회복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적절한 강도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은 약과 비슷합니다.
약도 적절한 용량으로 사용하면 치료가 되지만, 몸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과하게 사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운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절한 운동은 암환자에게 회복의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복 능력을 넘어서는 무리한 운동이 반복되면, 오히려 몸에 부담을 주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치료중이거나 치료가 끝나고 나서 신체가 치료로 인해 많이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는
더욱이 운동강도를 신경쓰면서 운동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입니다.
항암치료 후 극심한 피로가 있는데도 억지로 운동하는 경우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고강도 운동을 반복하는 경우
근육통과 관절통이 사라지지 않았는데 계속 운동하는 경우
식사량이 부족한데 운동량만 늘리는 경우
숨이 너무 차고 어지러운데도 참고 운동하는 경우
운동 후 회복되는 느낌보다 더 지치는 느낌이 반복되는 경우
이런 상태에서는 운동이 몸을 회복시키는 자극이 아니라, 몸에 부담을 주는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암환자는 치료 과정에서 체력, 면역, 근육량, 혈액 수치, 영양 상태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운동 강도 조절이 더 중요합니다.
그럼 어떤 생물학적 근거로 과도한 운동이 암환자의 신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설명해보겠습니다.

과도한 운동이 암환자에게 부담이 되는 생물학적 근거 5
1. 무리한 운동은 염증성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적절한 운동은 만성 염증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복 없이 과도한 운동이 반복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육 손상이 회복되기 전에 다시 강한 운동을 하고, 피로가 풀리기 전에 또 운동을 반복하면 몸은 계속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이때 염증성 사이토카인, 산화 스트레스, 신경내분비 반응, 면역계 변화가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과훈련 증후군은 보통 과도한 훈련과 부족한 회복 사이의 불균형에서 발생한다고 설명됩니다.
암의 특징 중 하나는 종양 촉진 염증입니다.
쉽게 말하면 암세포는 염증성 환경을 잘 이용합니다.
만성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세포 주변 환경이 불안정해지고, 면역 기능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암환자 운동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아닙니다.
염증을 낮추는 운동이 되어야지, 염증을 더 키우는 스트레스 운동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2. 무리한 운동은 산화 스트레스를 높일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하면 활성산소, 즉 ROS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활성산소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적당한 활성산소는 몸이 운동에 적응하도록 돕는 신호가 됩니다.
문제는 운동 강도와 회복입니다.
너무 강한 운동을 회복 없이 반복하면 활성산소 생성이 많아지고, 몸의 항산화 방어 능력이 따라가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때 산화 스트레스가 커집니다.

산화 스트레스는 세포막, 단백질, DNA에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운동을 많이 하면 암이 생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핵심은 이것입니다.
적절한 운동은 적응 신호가 되지만, 회복 없는 과도한 운동은 산화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3. 무리한 운동은 산성화 환경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강한 운동을 하면 근육은 빠르게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해당과정을 많이 사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젖산염과 수소이온이 증가하고, 근육 안의 pH가 일시적으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운동 중 근육 안이 순간적으로 더 산성화되는 것입니다.
물론 건강한 사람에게 운동 중 생기는 산성화는 대부분 일시적입니다.
쉬면 회복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밀어붙이는 운동입니다.
암세포 주변의 종양 미세환경은 종종 산성화되어 있고, 젖산과 산성화는 면역 억제, 암세포 대사 변화, 침윤과 전이 환경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됩니다.

따라서 운동 중 산성화가 생기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회복되지 않은 산성 스트레스가 반복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암환자 운동은 몸을 계속 산성 스트레스에 몰아넣는 방식이 아니라, 운동 후 회복을 통해 더 건강한 대사 환경을 만드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4. 무리한 운동은 면역 기능을 흔들 수 있습니다
암환자 운동에서 면역은 매우 중요한 주제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비정상적인 세포를 감시하고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NK세포와 T세포는 암세포 감시와 관련이 있습니다.
적절한 운동은 면역 기능에 긍정적인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강한 운동을 회복 없이 반복하면 피로, 수면 저하, 염증 증가,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와 함께 면역 균형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암의 특징 중 하나가 면역 회피입니다.

암세포는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는 능력을 키웁니다.
그런데 몸이 과로하고 지쳐 있으면 면역 감시 기능도 제대로 발휘되기 어렵습니다.
운동이 면역을 깨우는 자극이 되려면, 운동 후 회복이 반드시 따라와야 합니다.
운동은 면역을 깨우는 자극이어야지, 면역을 지치게 만드는 혹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5. 무리한 운동은 저산소 스트레스와도 연결될 수 있습니다
암세포가 좋아하는 환경 중 하나가 저산소 환경입니다.
종양 안쪽은 혈관 구조가 비정상적이고 산소 공급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저산소 환경은 HIF-1α 같은 신호를 통해 암세포 생존, 혈관 신생, 대사 변화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운동은 원래 혈류와 산소 이용 능력을 개선하는 좋은 자극입니다.
하지만 회복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도한 운동을 반복하면, 운동은 산소 이용 능력을 높이는 훈련이 아니라 몸을 더 지치게 만드는 저산소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항암치료 중 빈혈이 있거나, 심폐 기능이 떨어져 있거나, 피로가 심한 환자라면 운동 강도를 더 조심스럽게 조절해야 합니다.
결론은
암환자 운동, 너무 약해도 문제이고 너무 강해도 문제입니다
암환자 운동에서 흔히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운동을 너무 약하게만 해도 충분한 변화가 생기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너무 강하게 하면 몸이 회복하지 못해 오히려 부정적인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즉, 암환자 운동의 핵심은 “얼마나 힘들게 했느냐”가 아닙니다.
내 몸이 회복하면서 더 좋아질 수 있는 강도로 했느냐가 핵심입니다.
동물 연구에서도 운동 강도는 중요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유방암 마우스 연구가 있습니다.
2024년 Frontiers in Immun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유방암 마우스를 대상으로 운동 강도를 저강도, 중강도, 고강도로 나누어 종양 성장과 종양 미세환경 변화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중강도 운동에서 종양 성장 지연과 종양 부담 감소가 관찰되었습니다.
반면 저강도와 고강도 운동은 중강도 운동만큼의 항종양 효과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중강도 운동이 CD8+ T세포 침윤과 기능 향상과 관련된 변화도 보였다고 보고했습니다.
물론 이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동물 연구입니다.
따라서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해서 “고강도 운동은 무조건 나쁘다”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운동은 무조건 강할수록 좋은 것이 아닙니다.
암환자에게는 적절한 강도와 회복이 핵심입니다.
암환자 운동은 ‘열심히’보다 ‘잘’ 해야 합니다
암환자에게 운동은 정말 중요합니다.
운동은 치료 중 체력을 지키고, 근육을 보존하고, 피로를 줄이며, 일상으로 돌아가는 힘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이 약이 되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내 몸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운동 후 회복이 되어야 합니다.
치료 단계와 혈액 수치, 피로도, 통증, 영양 상태를 고려해야 합니다.
무조건 많이 하는 운동이 좋은 운동은 아닙니다.
무조건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이 좋은 운동도 아닙니다.
암환자 운동은 다음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운동은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에 맞게 처방되어야 합니다.
🍉참고 자료
-ACSM 미국 스포츠 의학회
-ACS 미국 암 협회
-ASCO 미국 종양학회
-ESMO 유럽 종양학회
- 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Exercise Guidelines for Cancer Survivors
- American Cancer Society. Nutrition and Physical Activity Guideline for Cancer Survivors
- ASCO Guideline: Exercise, Diet, and Weight Management During Cancer Treatment
- ESMO Clinical Practice Guideline: Cancer-related fatigue and supportive care
- Frontiers in Immunology, 2024. Exercise intensity and tumor control in a breast cancer mouse 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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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재활운동 전문가 이재상
ACSM/ACS Cancer Exercise Trainer
국내·국제 트레이닝 관련 자격 15개
암환자 지도 경험 300명 이상
4기·전이성 암환자 및 항암치료 중 환자 운동 지도
